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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혀도 괜찮아.

모하니?/Thinking : 2007. 12. 21. 01:37


오늘 회식이 있었습니다. 1차에서 거나하게 먹었습니다. 소고기 같은데 명칭도 익숙치 않은 부위들이 좀 비싼 맛이 나는 고기였습니다. 일단은 배를 채우기 위해 별로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별로 할 얘기도 없었고 항상 누군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걸 끊어가면서까지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렇게 중요한 얘기도 없었습니다.

2차에 가서는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중간 중간 슬슬 저에게 '왜 말이 없냐?'라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ㅎㅎ;; 이것 참.. 듣기도 바쁜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다른분들이 하고 계신 말들을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정말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빨간 딱지가 들어와서 차압당하는 이야기, 영업이야기, 프로젝트 이야기, 남자 여자 이야기, 대선 이야기, 대학생 시절 이야기...

그러는 와중 술집의 TV에는 소녀들이 빙상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김연아도 있었고, 얼핏 보기에 1등을 한 것 같았습니다. 회식자리가 보통 시끄러운 술집이 아니라서 저 멀리 하고 계신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느니 TV를 보는게 더 맘이 편하겠다 싶어서 소녀들의 댄스를 감상했습니다. 김연아가 초반에 공중에서 돌다가 빙상을 짚었습니다. 실수를 한 것 같지만 그래도 1위에 Rank되더군요.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워졌습니다. 부끄러워서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습니다.

김연아 때문만은 아니였습니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을 하기 전에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러 어린 선수들이 빙상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도 자신의 꿈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 저렇게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데 난 지금 이게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없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맥주나 홀짝거리고 있는 제 모습이 부끄러워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노는대학생'과 '도전의 미학..' 블로그 주인장들이 떠오르면서 그 증상은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열심히 노력할텐데.. 나는 잘난놈도 아니고, 똑똑하지도 않은데.. 내가 지금 이렇게 놀고 먹으면서 대체 뭘 하겠다고 하는건지.. 솔직히 좀 화가 났습니다.

그뒤로 저는 더 말 수가 줄어들었고, 결국 3차로 노래방에 가는 회사 선배님들과 신입 사원분을 뒤로하고 혼자서 집에 가겠다고 하고 왔습니다. '오랜 시간 고생하셨습니다.'(약간 비위가 상하신듯..)를 뒤로 하고 돌아서서 집에 왔습니다. 도무지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올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제 머리속에서는 저의 미래와 그 미래를 위해서 제가 오늘 무엇을 했느냐와 반성이 계속 될 뿐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도 이런 기분을 오래동안 지속시키고자 기록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 엄청난 대비 효과로 저에게 경각심을 불어 넣어준 빙상위의 요정들 감사합니다. 제가 비록 당신들의 몸짓을 감상할 만큼 예술적인 시각은 없지만, 그 노력하는 모습을 몰라 볼 만큼 장님은 아니라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ps : 오늘 하루 나는 내 꿈을 위해 노력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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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hang1416 BlogIcon 행씌 2007.12.21 09:07 PERM. MOD/DEL REPLY

    나도 가끔 의무(?) 감으로 참석한 단체술자리에서 '내가 여기 왜 있는거지?' 하는 생각에 집으로 올때가 있었는데.. ;
    요즘 연말이라 그런지 앞으로의 방향 설정을 해야겠단 생각은 드는데..
    목표까지 가기위한구체적인 방법을 잘 모르겠어~ 모델들은 많은데..
    그 사람들이 간 길을 자세히 알고싶다~~

    Favicon of http://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7.12.21 10:27 PERM MOD/DEL

    영회형한테 물어봐봐.ㅋㅋ
    내 생각엔 다른 사람이 간길을 궁금해하기 보다는 자기가 가고 싶은 목적지를 정하는게 더 중요할 것 같어.. 나한테도 이건 항상 과제지;;

  2. 지나가는이 2007.12.21 10:40 PERM. MOD/DEL REPLY

    아직 사회생활이 뭔지 잘 모르시는 듯 합니다. 거기 있었던 멤버들이 과연 즐거워서 그러는 걸까요? 찍혀도 괜찮아 같은 극단적인 생각보다는 적당히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7.12.21 11:52 신고 PERM MOD/DEL

    사회생활이 뭐에요? @_@;;

  3. Favicon of http://theeye.pe.kr BlogIcon 아이 2007.12.21 12:44 PERM. MOD/DEL REPLY

    하핫, 웃으면서 답글을 달 문제는 아닌거 같습니다만...
    매사에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일할 시간엔 쇼핑하고, 공부할 시간엔 게임하고, 놀때는 일하고..이것만 아니면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일할때 일하고, 공부할때 일하고, 놀때 일하고...과연 행복할까요?

    할때는 정말 미친듯이 하고 놀때는 다같이 신나게 놀고...저는 개인적으로 기선님을 존경하고 있고 굉장하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정진해 나가실테고 엄청난 발전을 하시겠지만 지금 하신 저 고민은 좋게 생각하시고 넘기셔도 괜찮을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화이팅입니다. 저도 항상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긴 합니다만, 전 놀때는 다른걸 완전히 잊어버리고 노는 스타일이라~ㅋㅋ

    좋은건지 나쁜건지...ㅠㅠ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7.12.21 13:02 신고 PERM MOD/DEL

    제가 어젠 좀 '연말 우울증'이 있었나봅니다.
    술도 적당히 마신 상태에서 좀 오버한 경향이 있네요. 흐흣;;

    그래도 은반위에서 춤추는 소녀들의 대회 vs 100명이 넘는 어른들의 맥주 향연의 대비효과 만큼은 쉽게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글의 요지는 그저 열심히 살자는 것이었는데 약간 벗어난면이 있네요. 흠..

    아이님도 파이팅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전혀 굉장하지 않답니다;;

  4. 지나가는이 2007.12.21 14:37 PERM. MOD/DEL REPLY

    저는 이 블로그에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초면(?)에 그런 글을 적는 것이 오버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용기내어 적어봤습니다. 사실 저도 "사회생활이 뭔가요?"에 대해서는 대답하기가 좀 어렵네요. 용어가 부적확한거 같기도 하고...T.T; 나름 뭔가 도움을 적은 것이 이것 밖에 안 되네요. 저도 내공을 더 쌓아야 겠슴다.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7.12.21 14:59 신고 PERM MOD/DEL

    제가 익명이라는 것 때문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불편한 마음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금요일이자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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