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ship's Note

[결혼] 반년차 부부의 걱정 - 적자

모하니?/Thinking : 2009. 12. 22. 14:45


요즘 내가 버는 돈으로는 멀리보면 2세를 키우기가 힘들어 보이고, 당장은 적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닥쳐왔다. 당연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다. 내가 지금 버는 돈에서 갑자기 두 배 이상은 커녕 50만원도 더 벌어 올수가 없는 노릇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장기적인 내 장래도 그리 밝지 않다. 물론 난 순수하게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내 앞은 더 깜깜해지는 것만 같다. 대딩때도 이렇게 불안하진 않았는데 요새는 공부를 해도 불안하기만 하다.

아무튼, 이 상황에서 아내가 내 놓은 해결책은 아내가 더 빡쎄게 돈을 벌어오겠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요즘 내가 한달에 버는 돈의 세 배 이상을 벌어봤기 때문에 지금 내가 벌어다 주는 돈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야 그만큼 벌어본적이 없어서 잘 상상은 안되지만, 그 반대로 내가 지금 버는 돈의 절반도 못벌던 대딩때를 떠올려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처음 나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대도 찬성도 하지 않았다. 잘 생각해보고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다. 원래는 영어 학원 강사로 일을 하다가 지금 다니는 피아노 학원으로 옮긴 이유는 아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버는 돈은 조금 차이가 나더라도 시험기간 마다 주말에 학원에 나가서 봐주는 것 때문에 우리 부부가 주말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요즘 애들과 부모들이 개념을 상실했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좀 덜 부데끼는 피아노 학원 강사로 옮겼다. 월급은 20% 가량이 줄었지만 이전보다 직장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며 주말에는 즐겁게 보드도 타고 다니고 양가 부모님 댁도 간간히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의 줄어든 월급과 나의 고정된 수입으로 인해 재정적인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직장 스트레스보다 재정적인 스트레스가 과중해졌다면 아내의 판단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사실 나는 아내의 의견보다는 장모님의 의견을 더 신뢰한다. 아내는 약간 성급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타이밍을 빨리 잡아내기 떄문에 어떤 문제 상황을 조기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굉장히 빨리 찾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뛰어나다. 장모님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아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현명한 해결책을 주신다.

(아내가 이 글을 보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가 그런거니까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우린 절대로 장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경험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볼 수 없거니와 빠르게 문제 상황을 인지한다는 것 자체로도 나는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나는 문제 상황을 인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어떠한 해결책도 못 내놨으니 정말 한심한 건 나뿐이다.)

어쨋거나 상의한 결과는 가장인 즉 내가 버는 수준에 맞춰 살라는 것이었다. 적금은 줄이면 되고 먹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걸 안하면 된다. 애기는 나오면 그때에 가서 생각하면 되고 나오면 나오는대로 또 어떻게든 방법이 생긴다고 한다. 맞는 말씀이다.

내가 돈을 조금 밖에 못 벌어다 주는게 굉장히 미안하긴 하지만, 부끄럽지는 않다. 나는 돈이 목적인 인생을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되도록이면 재밌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돈을 벌려고 내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거나, 남을 속여서 돈을 벌거나, 남들의 앞길을 막거나, 집에서도 짜증을 낼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일한다거나, 억지스러운 술자리에 참석하며, 가식적으로 누군가의 비위를 맞춘다던지, 주말도 없이 일을 한다던지, 실제 하는 일은 없으면서 그럴싸하게 포장된 명함으로 돈을 번다던가, 한마디로 드럽게 돈을 벌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에 조금의 자부심 마저도 느끼고 있다.

원하는대로 못 살아서 조금 불편하겠지만 계속해서 이런 이런 신념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언젠가는 이런 신념을 지키면서 살더라도 람보르기니를 선물할 수 있는 그날이 오면 난 정말 기쁠 것 같다.

당장은 많이 미안하지만 조금만 불편하게 살자꾸나.

ps: 이 얼마나 무능력하고 무대뽀인 가장이란 말인가..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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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honey.pe.kr BlogIcon 허니몬 2009.12.22 16:01 PERM. MOD/DEL REPLY

    우리나라 개발자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재정적인 압박에 가슴 아픈 마음이 가득 담겨 있네요.

    어느샌가 우리나라에서는 남들과 우리의 삶을 비교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남이 하는 거라면, 나도 해야하고, 남이 가진 거라면, 나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극히 소비적인
    모습의 타인과의 경쟁.

    개발자에게는 크게 오를 일 없는 월급. ㅡ0-);; 이게 제일 타격이 크죠....
    갈라파고스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개발자로 살아가고 계신 기선님도!!
    개발자로 살아가게될 저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올거라!! 믿습니다.

    ^^ 얼마 남지 않은 2009년, 두분 모두!! 행복하게 마무리 잘하시고,
    2010년에는 조금 더 즐거운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

    힘내세요.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2 17:29 신고 PERM MOD/DEL

    뭐 꼭 기혼자만의 고민도 아닐테고, 비단 개발자만 그런것도 아닐테고, 대한민국 직장인만 이런건 아니겠죠.

    인터넷 속고 최강국 대한민국에서 가장으로써 살아가는게 만만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지만 이게 한편으로는 제가 그만큼 허물을 벗고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게 아닐런지 싶네요.

    보아뱀도 허물을 벗을 때 이런 느낌일려나...

    Favicon of http://ihoney.pe.kr BlogIcon 허니몬 2009.12.22 17:43 PERM MOD/DEL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ㅡ0-);;
    많은 분들이 주식을 하고 계셨습니다.... OTL...

    약간의 쌈지돈을 이용하여 꾸준하게 수익률을 내는 주식을
    사들이고 게시더라구요.

    아마 우리나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꾸는 꿈이 아닐지...

    로또 대박!!
    주식 대박!!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2 18:06 신고 PERM MOD/DEL

    흠.. 뭔가 방법이 있겠죠.

  2. 머큐짱 2009.12.22 17:21 PERM. MOD/DEL REPLY

    대한민국 최고라고 할만한 천재 개발자인 행복한 개발자님이 적자에 시달리시면,,

    어느 개발자가 배불리 먹고살수 있을까요...ㅎ


    나중에 한번 같이 '돈' 얘기를 해보져..ㅎㅎ

    제가 많이는 못 벌어도, 입에 풀칠하고 살 수 있는 방법 정도는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2 17:26 신고 PERM MOD/DEL

    농담도...;; 제가 무슨 최고이고 천재에요;; 헐;;;

    그런걸 떠나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에 어떻게 대응하면서 사시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나중에 오프라인에서 꼭 '돈'얘기 해주세요.

  3. 자바짜바 2009.12.22 23:27 PERM. MOD/DEL REPLY

    음... 돈 중요하죠.
    절때 무시 못하는....

    한국사람 상대로 돈 벌면 힘들꺼 같습니다.
    http://www.odesk.com/ 에서 2nd job 으로 일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뭐 아이디어가 좋아야겠지만..공부 삼아서 아이폰 앱 개발도 ... 짭짤정도는 아니더래도 꽤 괜찬다고 하구요.. 안드로이드 전화기 앱도 붐이구요..

    글로발로 가야할듯... 쩝...
    쩝.... 굳럭입니다....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3 21:25 신고 PERM MOD/DEL

    애플쪽은 이미 대기업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개인이 상대하기에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드로이쪽으로 빨리 뭔가 하면 모를까... 흠.. 안드로이드 애플을 만들어 볼까나요.ㅋ

  4. Favicon of http://scroogy.tistory.com/ BlogIcon 스쿨쥐 2009.12.23 07:24 PERM. MOD/DEL REPLY

    저희 전공공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재태크 공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집에오면 전공공부도 하지만 항상 신문에서 경제기사를 읽거나 은행 이율, 상품 검색, 보험, 주식, 펀드 등의 정보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도 내년 또는 내후년에 결혼 예정인데 노력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ㅠㅠ

    언제한번 기회가 된다면 오프모임에 저도 끼워주세요 ^^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3 21:25 신고 PERM MOD/DEL

    재테크.ㅠ.ㅠ 넘 어려워요.
    저는 도무지 주식 용어는 하나도 모르겠는데다.. 그걸 관리할 자신도 없어요.

  5. 이철우 2009.12.23 07:45 PERM. MOD/DEL REPLY

    연말은 다가오고, 돈쓸곳은 많고, 100% 공감 가네요.
    저는 애기가 둘이나 되니까, 받는 스트레스 *= 1 + 2;
    와이프가 집에 있으니까 버는 돈 /= 2;

    그래도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아내 분이 능력도 있으신 것 같고, 잘 될겁니다.

    어제, 바네트의 만찬을 봤어요. 아내가 보라고 해서, 1987년도 영화인데,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자매와 바네트라는 가정부의 이야기고요, 처음엔 조금 뭔지 모르겠던데, 끝으로 갈수록 재미있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제적인것 포함)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3 21:26 신고 PERM MOD/DEL

    자녀가 있으시니 저보다 두배는 힘들어도 두배는 행복하시겠어요. ^^ 부럽습니다!!

  6. aStRe 2009.12.23 11:06 PERM. MOD/DEL REPLY

    지금도 난 충분히 행복해 있으면 있는 만큼 없으면 없는 만큼
    상황에 맞춰 살면 되는거 같어.
    글 읽으면서 조금 가슴이 뭉클 했다 ㅋㅋ
    자기의 노력의 댓가가 조금은 적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역시 부끄럽지 않고,
    늘 보조 잘해주는게 난 고마워.
    노력의 댓가가 너무 크면 기고만장해지거나 나 처럼 겸손하지 않을수도 있으니깐은..ㅋㅋ
    돈이 많다고 행복까지 보장되진 않어. 지금도 행복하고 오붓해!
    그러니깐 괜찮어.
    자기가 선물해줄 람보르기니 열쇠가 내 손에 오는 그날까지 노력해보자구~!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3 21:30 신고 PERM MOD/DEL

    당신을 만나서 참 다행이야.
    작년 이맘때 보드타러 가길 정말 잘 한 듯.

  7. 꾸언 2009.12.23 16:30 PERM. MOD/DEL REPLY

    물론 돈을 벌어야 살것이고, 결혼을 하셨으니 많은 부담을 가지져
    저도 결혼하고 가끔 와이프가 날리는 돈에 관련된 말에 쉽게 상처 받고 했었지만 결국 서로 풀고 서로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되종 ㅋㅋ 결국은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돈은 안쓰면 모이는 그런것 같아요 ^^
    어떤분은 재테크를 말하시지만 월급 쟁이가 몇만원 몇천원을 리스크 있는 재태크로모은다는건
    조금 무의미 할수도 있고, 쓰시는건 줄이는게 좋은 방법 같네요 ^^

    하지만 돈을 못쓴다는 강박 관념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하면서 즐겁게 사는 쪽을 더 고민하시는게 더 좋겠습니다. 꼭 돈이 있어야 행복한건 아닌것 같아요 ^^.

    돈이라는건 시간이 지나면 작지만도 모이는것이라 생각되구요.

    결혼하신지 얼마 안되셔 과도기 인것 같습니다. ㅋㅋ 결혼 초기에는 서로 서로 맞춰지는 시간이라
    말한마디가 비수처럼 다가올때도 있조 호호호

    그래도 항상 열심히 사시는 기선님 보면 이건 지나가는 감기정도로 보이네요. ^^

    꼭 이겨내시고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시라 믿습니다.
    기선님 화이팅 ~~!!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3 21:27 신고 PERM MOD/DEL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니 기운이 절로 납니다.

    많이 부족한 남편한테도 무한의 애정을 쏟아주는 아내가 있다니 저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8. Favicon of http://helols.pe.kr BlogIcon is_Yoon 2009.12.24 00:35 PERM. MOD/DEL REPLY

    람보르기니 사는거 대신... 걍 제니시스 쿠페 정도 뽑아서 살면 ...
    되지 않을까요 ? ㅎ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09.12.24 07:56 신고 PERM MOD/DEL

    고작.. 제쿱을 목표로 삶을 순 없지.
    람보 정도의 야심은 가져야지

  9. 창천 2009.12.24 08:59 PERM. MOD/DEL REPLY

    댓글은 처음 남기는거 같네요.
    저도 같은 기혼개발자로 심히 공감이 갑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밝은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Favicon of http://whiteship.me BlogIcon 기선 2009.12.24 14:43 PERM MOD/DEL

    넵~ 창천님도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c4078 BlogIcon 고솜도치 2009.12.30 17:18 PERM. MOD/DEL REPLY

    왠만하면 댓글을 안 남기는 편이지만...
    정말 동감입니다.
    프랑스처럼 출산 보너스라도 나오면 좋겠어요.
    백일 돌아오는 이쁜 아기 재롱 보면서 웃고 살아갑니다.

    그럼 즐거운 새해 맞이하세요.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10.01.02 07:48 신고 PERM MOD/DEL

    저두 어서 2세가 보고 싶어요. 캬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1. Favicon of http://blog.lckymn.com BlogIcon Kevin 2010.01.01 18:16 PERM. MOD/DEL REPLY

    고민하는건 어느나라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일껍니다.
    이런 고민들이 없으면 세상 무슨 재미로 살겠습니까?
    근데, 사실 고민이 없어도 프로그래밍 하는 재미로 살면 되는데 말이죠... :(

    그나저나, '적자' 를 영어로 하면...
    'Let's write'... @_@;;;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avicon of https://whiteship.tistory.com BlogIcon 기선 2010.01.02 07:50 신고 PERM MOD/DEL

    돈걱정이 제일 편한 걱정이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저랑 와이프 둘 다 건강하고 굶을 정도는 아니니깐 사실 그렇게 중요하거나 큰 고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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