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ship's Note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드레퓌스 사건을 보고서...

모하니?/Reading : 2010.03.10 10:51


요즘 역사 공부를 하는 중인데 그 두번째 책으로 선택한게 '거꾸로 읽는 세계사'다. 오래전에 쓴 책이고 2009년에 개정했다지만 역시 약간의 운동권 냄새(?)가 나긴 난다. 하지만 뭐 어떠하리.. 내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면 그만이다.

구글링 해보면 대략 나오기 때문에 자세한 사건 소개는 안하고 시간만 요약해 봅니다.

1894년 12월: 드레퓌스 죄없이 유태인이기 때문에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 선고 받음. 소위 '악마섬'이라 불리는 곳으로 끌려감.

1896년 3월: 피카르 중령이 진짜 반역자 에스테라지 발견. 상부에 보고하지만 묵살 당함.

1898년 1월 13일: 에밀 졸라가 '로로르'라는 신문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공개 편지 기고.

1898년 8월 30일: 앙리 중령 자살. 진실이 탄로날까 두려워서..

1899년 6월 3일: 재심이 열림. 하지만 7명의 재판관 중 2명의 재판관만 드레퓌스 편을 들어 줌. 결국 드레퓌스는 '정상을 참작하여' 10년 형 선고 받음. 에밀 졸라가 다시 펜을 든다.

1899년 9월 19일: 드레퓌스 특별 사면. 드레퓌스를 지지했던 시민들 실망. 왜냐면.. 사면이라는게 자신의 죄를 인정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1902년: 에밀 졸라 석탄난로 가스 때문에 자다가 질식사. 옛날에 연탄 가스 때문에 죽는 것과 비슷한 듯.. 하지만 죽음이 석연찮은건 사실.

1904년 3월: 드레퓌스 재심 청구

1906년 7월 12일: 드레퓌스 무죄 선고

내가 보기엔 드레퓌스 사건은 특별 사면을 받은 시점에서 끝났다. 드레퓌스가 '사면'을 받았다고 해서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러면 안된다. 자신이 유배 당했는데도 끝까지 남편을 위해서 고생해준 아내를 두고 어떻게 그 고통을 어떻게 지속하겠는가. 차라리 억울하더라도 '사면'을 받고 세상으로 나와서 다시 자신의 죄를 벗기는데 노력했으니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견줄만큼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사건은 저 뒤로도 전 세계에서 많이 발생했을 것이다. 저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인권'을 중요시 하게 되었다는 단순한 결론으로 끝나는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저 사건은 비양심적인 대규모 집단과 양심적인 소수와의 싸움이다. 그 힘들고 때로는 승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에서도 얌심이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실 책에서는 민중의 역할을 중요하게 본다. 아마도 이는 저자가 민중의 단결을 원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일부는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중은 그냥 자기 맘에 드는걸 따라갔을 뿐이지. 그게 옳고 그른지 생각하는 건 한참이 지나서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이점에 대해서는 아직도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라 나중에 자세히 쓸 생각이다.) 따라서 나는 민중 보다는 '창조적 소수자' '양심적인 지성인'의 역할이 민중의 역할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그 양심의 편에 서있던 대표적인 인물이 에밀 졸라 였다. 이미 프랑스에서 성공한 작가로 굳이 저런 일에 뛰어들지 않아도 혼자 잘먹고 잘 살 수 있었을텐데 그 사람은 왜 무모할 정도로 저런 일에 뛰어든걸까.

에밀 졸라 같이 절대 다수를 상대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많은 것 같다. 가톨릭 교회가 면죄부를 팔던 시절에 '루터'라는 사람도 그러했고, 사대주의에 쩔어있던 고려시대의 '묘청'도 그러했다. 언론과 맞짱뜬 '노무현' 전대통령은 어떠한가.

내가 이런 역사를 통해서 궁금한건 바로 저 사람들이다. 대체 무엇때문에.. 왜... 저 사람들은 피곤한 길을 선택한 것일까. 아니 피곤하다 못해 자신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에 뛰어든 것일까. 하다못해 어느정도 승부수라도 보이면 모르겠다. 그런데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단 말이다.

다시 본 사건으로 돌아가서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는 글을 썼을 당시 드레퓌스는 이미 정부, 군대, 반유태인 세력 등 대다수로부터 미움을 받고 낙인이 찍힌 상태였다. 군국주의자들의 위신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진범도 알고 있으면서도 건들지 않았다. 오히려 진범인 에스테라지는 영국으로 망명가서 '다 위에서 시킨일이다'라는 내용의 책까지 썼다. 어디 그뿐인가. 시민들도 동요하여 유태인 상점을 부수고 다니며 드레퓌스 재심 반대파를 결성하여 드레퓌스 지지 세력과 싸움을 하고 다녔다. 그런 시대에 과감하게 펜을 들어 대통령에게 글을 보내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

지금 대한민국으로 따지면 한국을 대표 할만한 소설가(이외수가 그정도 되려나? 흠; 누가 노벨 문학상이라도 받았어야지 원.. )가 이명박한테 제발 4대강 한다면서 땅좀 파헤치지 말라고. '너는 삽질한다.'라는 장문의 비판글을 써제낀 겪이나 다름없다.

대체 그런 용기와 심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혹시 모르니.. 다음에는 에밀 졸라가 쓴 '진실'이라는 소설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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